작품 스스로가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증언하기 때문에 작가의 설명이 필요없다. 굳이 사족을 붙인다면 작품에서 구현하고자 한 것은 하나님의 창조세계는 원래 하나이며, 하나로 통한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세 개의 세계(Triptych) 인 우주계(cosmic), 가상계(virtual), 초월계(transcendental)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은 8개의 모듈(module)로 구성되어 있어서 총 합이 24개이다. 우주계는 ‘우주는 하나다’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하여 하나의 중력장으로 구성된 구멍으로 표현하였다. 가상계는 ‘가상과 실제는 하나다’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하여 우리가 사는 실제는 극도로 혼란스러운 하나의 환상(illusion)임을 표현하였다. 초월계는 ‘하나님 안에서는 무엇이든지 가능하고, 하나님의 영이 지배하는 세계는 하나다‘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하여 하나의 큰 원으로 하나의 장(one total field)을 표현하였다. 이 작품은 극한의 차원을 구현하기 위하여 흰색으로만 표현하였다. 하나의 색 장(color field)을 통하여 우리는 흰 공간 속으로 들어가, 일상적인 의식작용을 중지하고, 지금 여기에서 펼쳐지는 극한의 체험 공간 속으로 들어간다.
나는 기억과 색의 순환을 통해 동서양의 통섭을 이야기한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를 두루 체험한 나는 기억을 색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색의 초월성과 생명력을 체험한다. 나의 기억 속에서 색은 그 자체가 자유로운 영혼을 갖고 새로운 세상을 창조한다. 나에게 색은 기억이 숨쉬고 있는 생명 그 자체이다.
나는 작품에서 동양, 특히 중국과 터키의 산수화, 서양의 근간이 되어온 기하학적 원근법과 현 대 추상표현주의 기법들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동양 문명의 태초색인 황색과 빨강 그리고 서양의 근간이 되어왔던 절대색인 검정색과 흰색을 균형있게 배치하여 동서양의 융합을 실험한다. 동양과 서양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자연색을 다양한 각도에서 원근법을 적용시켜 색체의 생명 체들이 숨을 쉬듯 순환 과정을 표현한다. 이 방법은 기존의 재현 회화가 갖는 원근법과는 달리 동양과 서양을 관통하는 기억을 표현하는 원근법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방법과 명확히 차별화된다.
테크닉적인 면에서 나는 기억을 색으로 표현하는 도구로써 Sand Paper와 Masking tape를 사용한다. Sand Paper는 오일페인팅으로 채색한 풍경을 조심스럽게 색을 긁을 때 사용하며, masking tape는 기억의 파편화를 영토화시킬 때 사용한다. 두 가지 방법 모두 우연성에 바탕을 둔 행위로 기억과 색의 자유로운 순환을 환기시키는데 탁월한 방법이라고 여기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렇듯 나는 기억 속에서 색이 갖는 초월적 생명력의 탐구를 통해 동양과 서양을 융합할 수 있는 새로운 색의 언어를 발견한다.
나는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동양과 서양에서 수년간 체류를 하였고, 수많은 나라를 여행하면서 견문을 넓혔다. 역사적 맥락에서 보았을 때 동양과 서양의 문화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요즘처럼 ‘코스모폴리탄’체제가 현실화되어가는 상황에서는 많은 부분이 상쇄되어 하나의 세계가 되고 있다. 나는 이러한 시대적 추세와 흐름에서 맞춰 생명력이 넘치는 색으로 동서양의 융합된 오브제를 표현하려고 한다.
나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유교문화권에 속한 한국에서 교육을 받았다. 고등교육 이수 후 뉴욕의 SVA에서 순수미술 학위를 받았고, 스페인에서도 연수를 받았다. 한자문화권 안에 있는 유교 사상을 기반으로 한 교육 시스템 속에서 규칙과 규범을 몸에 익히며 살아왔지만 다양한 문화권의 경험으로 자유로운 상상력을 통한 유희를 위해 미술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형태와 색의 자유로운 유희를 특징으로 하는 추상표현주의와 초현실주의에 영향을 받아 규범적 질서를 깬 실험을 꾸준히 하면서 중학교때부터 지금까지 나의 작품세계를 7회에 걸친 개인전을 통해 보여주었다
나는 줄곧 캔버스에 오일칼라로 추상이나 반구상작업을 해왔다. 동양의 중국과 터키의 풍경화에 영향을 받아 동양적인 풍경을 추상적으로 재해석하여 표현해왔다. 또한 캔버스에 오일칼라를 사용한 추상과 반구상 그림을 꾸준히 그리며 전문적인 페인팅 실력을 키워왔다. 나는 최근들어 기억을 색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는데 그것이 Sand Paper와 Masking Tape를 이용한 최근의 작업들이다. 이미 수많은 개인전을 통해 트레이닝된 오일칼라로 채색한 풍경에 Sand Paper로조심스럽게 색을 긁는다. Sand Paper로 긁는 행위를 통해 보다 Rawful한 태초의 근원색을 표현하고 있다. 또한 Masking Tape를 붙여 기억의 파편들을 영토화시킬 때 사용한다. 기억과 색의 자유로운 순환을 환기시키는데 탁월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두 테크닉 모두 우연성에 바탕을 둔 작업이지만 기억과 색의 자유로운 순환을 환기시키는데 탁월한 방법이라고 여기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렇듯 나의 작품은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체험을 근간으로 하여 기억을 색으로 표현하고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테크닉을 실험하고 발전시켜 동서양을 융합하는 나만의 예술언어를 만들어갈 것이다.